
내가 한 수 위!
만나고, 알아가고, 기억하는 시간
국립한국자생식물원
우리 주변에서 자라는 식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국립한국자생식물원에서는 꽃과 잎을 감상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식물이 살아가는 환경과 생태적 가치까지 만날 수 있다.
국립한국자생식물원 직원들의 안내를 따라 ‘여름동화(花)’부터 새롭게 조성된 유리온실, 황근과 희귀식물원까지 식물원 곳곳을 둘러봤다.
Q1. 여름꽃주간 ‘여름동화(花)’는 어떤 행사인가요?
국립한국자생식물원의 여름꽃주간 ‘여름동화(花)’는 한여름에 만날 수 있는 우리 자생식물의 아름다움과 생태적 가치를 관람객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마련한 행사입니다. 식물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름에만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우리꽃이 있습니다. 이번 행사는 이러한 여름꽃의 매력을 ‘여름동화’라는 콘셉트로 풀어내고자 했습니다. 여름에 만나는 ‘우리꽃의 이야기’를 ‘동화’라는 이름에 담고, 꽃(花)의 의미를 더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행사로 준비했습니다.
특히 단순히 꽃을 보고 지나가는 전시가 아니라 ‘보고, 알고, 직접 참여하는 식물원’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꽃 전시와 함께 생태해설, 가족 셀프미션, 압화 체험, 테라리움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해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람객도 자연스럽게 우리 식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Q2. 여름꽃 전시를 준비하고 운영하면서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요?
식물은 정해진 날짜에 맞춰 꽃을 피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화 시기를 맞추는 것이 계절 전시에서 가장 어렵고 중요한 부분입니다. 특히 여름철에는 기온과 강수량, 일조량 등에 따라 개화 시기와 꽃의 상태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관람객들이 다양한 종류의 여름꽃을 볼 수 있도록 매일 식물의 생육과 개화 상태를 확인하며, 필요한 경우 관리 방법이나 전시 연출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관람객들이 방문하는 시점에 가장 좋은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식물을 사람의 일정에 맞추기보다는 자생식물이 가진 자연스러운 생육과 개화의 흐름을 존중하면서 보여주는 것이 저희 국립한국자생식물원다운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Q3. 꽃주간에는 생태해설, 셀프미션, 압화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요.
프로그램 기획에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요?
특히 가족 관람객을 위한 ‘셀프미션지’는 식물원을 걸어 다니면서 이 시기에 개화하는 자생식물을 직접 찾아보고 관찰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아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미션을 수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식물의 이름과 특징을 알아가는 방식입니다. 또한 생태해설에서는 단순히 식물의 이름을 알려주는 것을 넘어 우리 식물이 왜 중요한지, 주변 자연환경과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압화 체험 역시 꽃을 단순히 예쁜 대상으로 보는 것을 넘어 식물의 형태와 색, 계절성을 직접 느껴보고, 자신만의 개성을 더해 부채와 액자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결국 이번 여름꽃주간의 프로그램은 ‘재미있는 경험 → 식물에 대한 관심 → 우리 자생식물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4. 전시 공간에서는 14품종의 무궁화와 함께 황근도 만나 볼 수 있는데요. ‘무궁화 나무 황근’은 어떤 식물이며,
어떤 부분을 눈여겨보면 좋을까요?
황근(Hibiscus hamabo)은 아욱과 무궁화속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토종 노랑 무궁화’입니다. 일반적인 무궁화가 분홍색이나 흰색, 청색의 꽃을 피우는 것과 달리, 황근은 6~8월경 은은하고 기품 있는 옅은 노란색 꽃을 피우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일부 남해안 등 매우 제한적인 지역에서 자생하고 있고, 서식지 훼손 등으로 개체 수가 감소해 1998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이에 2013년 제주와 남해안 일대에서 지속적인 복원사업을 추진하여, 2022년 안정적인 자생지 회복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에서 해제됐습니다. 현재는 산림청에서 희귀식물로 지정하여 지속적인 보호 및 보전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무궁화와 비교했을 때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노란색 꽃입니다. 이름처럼 황금빛을 띠는 꽃이 피기 때문에 한여름의 초록빛 공간에서도 눈에 잘 띕니다. 또 하나 주목해서 보면 좋은 부분은 잎의 형태입니다. 같은 무궁화속 식물이지만 우리가 흔히 보는 무궁화와는 잎의 생김새가 달라 직접 비교해 관찰하면 더욱 흥미롭습니다. 특히 황근은 단순히 ‘예쁜 노란 꽃’으로 보는 것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특별한 자생식물이 있다는 사실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Q5. ‘ 무궁화 나무 황근’이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됐다가 연구를 통해
성공적으로 복원했다고 하는데, 이 과정에 대해서도 알려주세요.
황근 복원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개체 수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복원된 개체군이 지속적으로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황근은 제주도와 일부 남해안에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식물이고, 과거 해안도로 건설 등으로 자생지가 훼손되면서 개체 수가 감소해 보호종으로 관리되어 왔습니다. 황근 복원은 민간단체인 ‘제주자생식물동호회’에서 처음 시작해 제주도 내 식물원 등으로 복원 노력이 이어졌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리에서 채집한 종자를 증식하는 등 황근의 복원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이 사례가 의미 있는 이유는 연구를 통해 단순히 ‘식물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유전적 다양성과 생육 특성까지 고려해 종을 건강하게 보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관람객 입장에서는 눈앞의 황근을 ‘예쁜 꽃’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 뒤에는 한 종을 지키기 위한 연구와 복원의 과정이 있었다는 점도 함께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Q6. 올해 새롭게 조성한 유리온실은 어떤 공간인가요? 기존 야외 전시원과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새롭게 조성한 유리온실은 야외 전시원과는 다른 환경에서 자라는 식물을 보다 안정적으로 전시하고 관찰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야외 전시원이 계절과 날씨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면, 유리온실은 온도와 습도, 빛 등 식물의 생육환경을 보다 세밀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새로운 전시공간을 하나 더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자생식물이 살아가는 다양한 환경과 그에 따른 식물의 특징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관람객들이 기존 야외 전시원과 유리온실을 함께 둘러보면서 ‘우리나라 자생식물도 이렇게 다양한 환경에서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구나’라는 점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합니다.
Q7. 유리온실에서는 어떤 식물들을 만날 수 있나요? 앞으로 이곳을 어떤 공간으로 만들어갈 계획인지도 궁금합니다.
유리온실은 오래된 제주 곶자왈의 원시림을 콘셉트로 조성했습니다. 제주 곶자왈 특유의 자연스러운 숲 분위기를 구현하기 위해 수령이 오래되고 키가 크며 자연스러운 수형을 가진 교목 위주로 식재했습니다. 현재는 식재와 경관 연출을 마치고 임시 오픈 중이며, 9월 말에서 10월 초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유리온실은 일반적인 식물 전시와 차별화해 멸종위기식물과 희귀·특산식물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또한 자생식물의 다양성과 생태적 특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으로 관람객들에게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지금 유리온실에서는 파초일엽, 황근, 백서향, 죽절초, 톱지네고사리 등 난대성 수종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식물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생식물의 다양성과 생태적 특성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식물과 경관을 선보이는 한편, ‘이 식물이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는지, 이 식물을 보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까지 함께 전달하고 싶습니다. 정식 오픈 시 더욱 다양한 경관 연출과 식물들로 관람객들을 찾아 뵐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Q8. 희귀식물원에서는 지금 어떤 식물을 만날 수 있나요?
대표적으로 벌개미취, 참나리, 털기름나물, 마타리, 원추리 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여름철에는 이처럼 계절감이 뚜렷한 식물들을 중심으로 살펴보시면 식물원의 여름을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식물마다 꽃의 형태와 색뿐만 아니라 잎의 모양과 자라는 방식도 서로 다르기 때문에 하나씩 비교해서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특히 희귀식물원이라고 하면 ‘특별한 식물이 있는 곳’이라고만 생각하기 쉬운데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식물 하나하나에도 고유한 생태적 가치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는 공간으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Q9. 국립한국자생식물원이 전시와 연구·보전을 통해 관람 객들에게 알리고 싶은 자생식물의 가치와 중요성은 무엇인가요?
가장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 주변에 있는 식물도 충분히 특별하다’는 사실입니다.
자생식물이라고 하면 어렵고 전문적인 식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우리나라의 산과 들, 해안과 습지 등 다양한 환경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식물들입니다. 단순히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것을 넘어 우리나라의 기후와 토양, 생태환경에 적응해 살아온 생물자원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한 종이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히 식물 하나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식물과 관계를 맺고 있는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국립한국자생식물원에서는 식물을 전시하고 연구·보전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관람객들이 자생식물의 가치를 알고, 관심을 갖고, 생활 속에서 우리 식물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이라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황근을 비롯한 다양한 자생식물을 직접 보시면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식물이 있었구나’라고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자생식물 보전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Q10. 마지막으로 두 분이 추천하는 국립한국자생식물원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소개해주세요.
여름에는 먼저 여름꽃주간 ‘여름동화(花)’ 전시공간을 천천히 둘러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양한 여름꽃을 비교해보고, 그중 황근처럼 조금은 낯선 자생식물을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다음에는 희귀식물원으로 이동해 벌개미취, 참나리, 털기름나물, 마타리, 원추리 등 이 계절에 만날 수 있는 식물들을 관찰해보시길 권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신다면 가족 셀프미션지를 활용해 식물을 하나씩 찾아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냥 지나가며 보는 것보다 미션을 수행하면서 식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식물원의 풍경이 조금 다르게 보일 것입니다.그리고 식물을 볼 때는 꽃만 보지 마시고 꽃의 모양, 잎의 형태, 주변에 함께 자라는 식물, 그리고 식물이 자리한 환경까지 함께 살펴보시면 좋습니다.
무엇보다 여름의 식물원은 정해진 코스를 빠르게 관람하기보다는 조금 천천히 걸으면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여름에는 국립한국자생식물원에서 ‘꽃을 보러 왔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식물을 만나고, 알아가고, 기억하는 시간 을 가져보셨으면 좋겠습니다.











